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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박선호(밀푀유 타임라인)

  엄지은의 개인전 «워킹 메들리»에는 유사한 성질을 띠지만 다른 모양과 의미를 가진 것들이 한데 모여있었다. 이것들은 소금과 눈, 재와 모래, 해일과 걸음처럼 흩어진다. 몇 번의 방문에서 나는 전시와 작업이 내게 남긴 경험을 모아보려 애썼다.

 

[10월 17일: 첫 번째 방문]

 

H 씨와 함께 방문. U, Y 씨와 전시장 옆에 있는 카페 키펜지에서 훌륭한 무늬를 가진 라테와 사과를 곁들여 먹고 이동한다. 전시의 호스트인 U는 이 전시가 땅과 관련한 이야기라 설명했다. 어쩐지 잘 집중할 수 없는 환경. 좀처럼 내 눈으로 무엇을 보았는지 지금 떠올리기 어렵다. 

 

온수공간의 하얀 방에 상영되고 있는 <워킹 메들리>(2020-2021)를 함께 바라보며, 작업에 관한 질문을 몇 개 던졌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장면에 집중할 생각은 딱히 없었고, U가 젖은 발을 이끌고 산에 오르게 된 사정이 궁금했다. 작업 속에는 주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의 가쁜 숨, 그리고 약간 젖어있는 듯한 땅을 거니는 소리가 들렸다. U에게는 작업의 제작 과정을 전해 듣곤 했다. 그가 암사에 며칠간 머물며 눈길을 걸었다는 이야기를 몇 차례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뭔가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한다. 동행인 H 씨가 전시를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해 물었다. H 씨는 차분히 전시장을 둘러본 뒤 소리의 공간과 관련한 이야기를 건네줬다. “보통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을 때는 소리의 공간을 넓히거나 좁히며 만들어야 하는데, 공간에 스피커가 설치된 경우 소리가 벽에 부딪히는 잔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소리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없어요.” 나는 여기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리얼함이나 그 물리적 조건 같은 것들의 중요성을 알았다.  

 

  전시에서는 ‘흩어지는 형상의 흔적’과 ‘이질적인 속성의 붙잡힘’이라는 두 개의 축이 스쳐 지나간다. 이것들과의 마주침이 분명히 있다. 전시장으로 들어가서 처음으로 보게 되는 것은 서로 다른 모양과 질감을 가진 나무 조각이 맞닿은 채로 바닥에 놓여 있는 장면이다. 거친 무늬를 가진 나무 판재는 둥근 모양으로 잘려있고 반원 모양의 또 다른 판이 수직으로 포개졌다. 이 모양들 위에 바람맞아 거무죽죽하게 뜯겨 죽은 나뭇가지가 꼭 맞닿은 그것들 위에 폭 얹혀있다. 위태로운 조각 무리에는 <방지턱>(2017, 202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투명한 것, 새어 나온 것, 굽어있는 단단한 것들도 주위를 지킨다. 꼭 맞아 보이는 것들이 그렇지 않은 것들과 모여 겨우겨우 균형을 잡고 있다. 작가는 전시장에 비치한 핸드 아웃에 제목, 제작연도, 재료, 크기를 서술한 뒤 “방위에 맞춰 설치”라 써 두었다. 서 있고 멈춰있도록 애쓰고 있는 조각은 다른 모양, 크기, 가공방식 등 이질적인 것들로 기워지고 연결된 뒤 전시공간에 붙잡혔다. 

 

[10월 22일: 두 번째 방문]

 

P 씨와 함께 방문. 이전에는 잘 신경 쓰지 않았던 <방지턱>을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방지턱이라는 사물은 뭔가의 속도를 줄여주기 위해 길에 설치된 물건이지 않나? 조각의 이름이나 배치가 의미심장했다. 영험해 보이는 수정구슬 같은 것들도 함께 놓여 있었는데 이것이 U 답다 생각 했다. (U와 나는 영적 세계, 유사 과학 등의 관심사를 공유하곤 했다) 

 

보통 세상의 움직이는 물건은 방지턱에 걸리면 덜컹이거나 흔들리며 속도를 줄인다는 특징이 있는데 전시장에 있는 방지턱은 나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전시장에서는 내 몸의 속도를 줄이고 조심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기대어있거나 꽂혀 있는 듯한 모습이 가엾다. <방지턱>을 보던 P 씨는 U의 작업이 ‘로맨틱’ 하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점이 그렇게 로맨틱해?”

 “왜 로맨틱하지 않다고 생각해?” 

“잘 모르겠어.” 

“재료들이 서로 다른 형태로 죽어있고 그것들이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는 점이 꽤나 로맨틱하지 않아?” 

 

  <방지턱> 무리로부터 고개를 돌려보면 <A Bird in the Air Pump>(2018)를 마주 보게 된다. 하늘에는 까만 점들이 무리 지어 흔들린다. 몇 발자국을 걸어 들어가면 파도의 모양을 멈추어 둔 것 같은 검은 철판에 모니터가 붙어 상영되는 영상 작업을 볼 수 있다. 파도를 얼려둔 것 같은 이 영상 조각 뭉텅이는 “해일의 노래”라 이름 붙여졌다. <해일의 노래>(2021)는 이야기와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을 위해 작가가 힘닿는 데까지 조각들을 모아 그 세계를 간신히 이어내려는 삐뚤빼뚤한 연결과 기록이다. 그 까닭인지 수려한 곡선을 그리는 지지대는 커다랗게 밀려들어 왔던 무언가를 잊지 않기 위해 고정해 둔 기념물처럼 다가온다. 

 

[10월 27일: 세 번째 방문]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을 때 보게 되는 것을 붙잡고 싶었던 까닭에 세 번째는 차분한 마음으로 혼자 왔다. 파도를 떠올리게 하는 철판 구조물에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이 비친다. <해일의 노래>에는 투명하고 연약한 것과 투박하고 단단한 것이 번갈아 나온다 생각했다. 드디어 이 영상 속의 말이 누구의 이야기인지 알았다. 러닝 타임은 18분 37초인데 대강 세 번째 보고 나니 이제서야 흩어진 것들을 꿰어낼 수 있게 되었다. 내 생에 약 한 시간 동안 이 작업을 본 뒤에 깨우친 거다. 찬란한 소금들을 쌓아 둔 안 씨와 그의 며느리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전해 들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걸 알았다. 

 

작업은 네 챕터로 나뉘어서 전개되는데 나는 세 번째 트랙이 마음에 들었다. track 3의 제목은 “퍼즐”. 바닷물에 반 정도 잠긴 카메라가 물 밑의 세계를 담는다. 카메라는 허리를 숙여 땅을짚어도 물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안전한 바다를 보여준다. 누군가의 손이 얕은 바다에 깊이 박힌 돌을 헤집어 둘 때 가라앉은 모래가 소용돌이친다. 투명한 물이 모래 소용돌이 때문에 탁해졌다가, 이내 스며들어온 햇빛에 화면 속 세계가 반짝인다. 바다의 바닥을 헤집는 손은 물보라를 일으키지만 아무런 사건도 만들지 않는다. 

 

  ‘흩어지는 형상의 흔적’과 ‘이질적인 속성의 붙잡힘’이라는 두 키워드를 통해 나는 작가가 사라진 것들을 추적하고 이것들을 퍼즐과 같이 이어내고 있다 생각하게 되었다. 작업을 할 때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살아냈던 장소에 방문하고, 보고 들은 것들은 기록하는 일이 흩어져있는 퍼즐 조각을 모아 무엇인가를 다시 되살려내고자 하는 일처럼 다가온다. 퍼즐은 본디 하나의 커다란 것을 작고 이상한 모양으로 조각내고 맞닿고 끼워서 다시 조립할 수 있게 나누어 둔 전체의 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퍼즐을 맞추고자 하는 사람은 온전한 모습의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조각나고 흩어진 것들의 원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나의 부분과 다른 부분을 연결해야 한다. <해일의 노래>에서 작가가 ‘작업하기’를 통해 모아내고 있는 중심 피스는 그의 가족의 기억이며 가족과 얽혀있는 무수한 이야기와 풍경이 퍼즐에 담긴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전해 들은 이야기, 보고 들은 것, 수수께끼, 찬송가의 가사와 망깨 소리 등 작업 속의 장면들과 교차하는 여러 질감의 텍스트와 사운드는 이것들이 이어내고자 하는 것들을 단번에 알아채기 어렵게 한다.

 

  여기서 한 번의 전환을 만들어본다. 조각난 것들이 원래의 것들로 돌아가기 위한 목적으로 모이는게 아니라면 이 이야기의 전개가 바뀐다. 단번에 원래의 모양을 알아챌 수 없어 영원히 완성될 수 없는 실패한 퍼즐이 아니라 조각의 모음이 어떻게 남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각난 것들을 끌어모아 연결해도 원래의 완전한 것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작가가 이미 안 상태로 시작했다면? 이야기와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듬성듬성 이가 빠진 채로 흩어놓기 위해 만들어진 퍼즐이라면? 전시하는 일을 통해 여러 흩어진 것들을 관객이 끌어 모아낼 수 있게 부러 이야기들을 흩어 놓은 것이라면? ‘전체가 되기 위한 부분이 아니라 조각낸 것들을 일부러 흩어놓는 것을 의도했음’을 지침 삼아 이 전시를 읽어본다면, 작업과 전시의 경험이 관객인 내게 구체적으로 어떤 체험으로 남게 되었는지 상세히 되짚어보는 일이 되려 중요해진다. 이는 작업을 제작한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려가는 일과는 사뭇 다른 일이다. 

 

[11월 2일: 네 번째 방문, 전시 마지막 날]

 

10월 30일에 이 메모를 U에게 보냈고, 11월 1일 오후에 답장을 받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했다.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귀퉁이를 U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는 ‘방문에 대한 접근이 눈에 띠는 메모이다’는 답장을 보내줬다. 

 

방문이라는 단어를 천천히 굴려봤다. 어떤 장소를 찾아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라고 한다. 세 개의 메모가 작품과 만나기 위해 전시에 방문한 기록으로 읽혔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U의 영상작업에도 대개 이런 방문 과정이 있었다.  «워킹 메들리» 속 몇몇 작업은 내게 U의 움직임과 멈춤의 기록, 무의미한 것처럼 보이지만 소망스러운 행위를 성글게 기워내는 일처럼 보였다. 그가 방문한 섬, 산의 모습, 사람들의 목소리가 내 기억에도 남았다.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또다시 전시장을 조심스럽게 돌아다녔다. 

 

추위에 몸을 녹이기 위해 카페 키펜지에서 시나몬 티를 한 잔 시켰다. 연한 갈색빛이 도는 찻물 속에는 <해일의 노래>에서 봤던 모래 같은 계핏가루가 회오리쳤다. 회오리치는 것들을 바라보며 단 한 번이던, 두 번이던, 여러 번이던, 방문하는 일을 간단하게나마 기록해 두길 잘 했다 생각했다. 작업을 통해 체험한 것과 작가가 흩뿌려놓은 무언가 들을 끌어모으는 일이 이 글이 해야 하는 일이 될 테다. 

 

  전시를 본 뒤 나는 작업 속에서 이야기를 전달받거나 보고 들은 것이 무엇이었다고 설명하기 보다는 신체적인 경험이나 변화를 유도한 이 전시의 경험담 같은 것을 말해볼 수 있었다. 이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기로 한다. <해일의 노래>의 첫 번째 트랙과 <워킹 메들리>를 볼 때 멀미를 느낄 정도로 강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소금기가 말라붙어 듬성듬성 하얗게 변해버린 검은 바닥을 볼 때, 조각난 타일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바라볼 때, <워킹 메들리> 속 하얀 산길을 오르는 작가의 젖은 신발을 하염없이 보게 될 때. 이 장면들에서 나는 작업을 보는 데 직접적인 어려움을 느꼈다. 이 멀미에는 독특한 점이 있었는데, 작가가 보고 있는 것을 따라가게 하는 대리(proxy)적 경험이 아니라 작가의 신체 어딘가에 내가 부착되어버린 듯한 경험처럼 느껴진다는 것에서 기이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두 개의 작업은 이처럼 잠시 작가의 몸에 달라붙어 버린 듯한 기묘함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어디를 걷고 있다’가 아니라 ‘걷고 있는 작가의 몸’에 접속하도록 인도하는 장치처럼 다가온다. 


  작업을 보며 느낀 멀미는 화면 속 작가의 신체에 잠시 빨려 들어간 뒤 부착‘당한’ 뒤에 오는 방문의 흔적이었다고 조심스레 정리해 본다. (혹은 이를 작가가 아닌 작업이 나의 신체에 방문하려는 시도라 말할 수 있을까?) 이것들 외에는 내가 무엇을 보았거나 경험을 정리해서 써내리거나 말하기가 까다롭게 느껴진다. 뭐라 말할 수 없는 것, 그렇지만 그것을 위해 작가가 마음 쓴 이유를 추측하고 연결하고자 하는 일이 끊임없이 부딪혔다. ‘분명하게 본 것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보고 들은 것을 끌어모아 보기’라는 일을 끌어냈다. 방문객으로서 보고 들은 것을 되모은 뒤 기록하는 일은 작가의 변호인으로서 전시의 목표나 의의를 설명하는 일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전시와 작업 그리고 전시라는 시공간에 초대된 방문객의 상황을 또렷이 드러내는 일이 된다. 내게 «워킹 메들리»에서 발생한 흩어지는 것들의 감각, 그리고 그것들을 끌어모아 퍼즐을 맞추는 일은 물리적 방문과 감각적 방문의 얽힘으로 남았다.

Puzzle
 

Sunho Park(Mille feuille timeline)

 

  In Jieun Uhm's solo exhibition «Walking Medley», things with similar properties but different shapes and meanings were gathered together. They are scattered like salt and snow, ashes and sand, tidal waves and footsteps. During my several visits, I tried to garner the experiences the exhibition and works left me with.

 

[October 17: First visit]

 

Visited with H. Moved to the exhibition space together after having a cup of latte with an elaborate pattern and apple at Cafe Kippenzi with U and Y. The host of the exhibition U explained that this exhibition is about land. An environment that’s hard to concentrate in. It’s difficult to recall what I saw with my eyes now. 

 

While watching Walking Medley(2020-2021) being screened in a white room together, I asked a few questions about the work. I didn’t really have the intention to focus on the scenes unfolding in front of me, and I was curious as to why U led her wet feet up the mountain. In the work, I could hear the short breath of the person holding the camera and the sound of walking on the ground that seemed a little wet. I have heard about the production process of the work from U. I heard several times that she stayed at a temple for a few days and walked the snowy mountain.

 

When I am with someone, I can’t really focus on something. I was curious what H thought of the exhibition. H calmly looked around the space and shared his thoughts on the space of sound. “Usually, when listening to sound with headphones, you need to create a space for the sound by expanding or narrowing it, but when speakers are installed in the space, there is no need to create a sound space because the sound creates a reverberation that hits the wall.” From his comments, I realized the importance of the realness invisible sounds create and their physical conditions.

 

  In the exhibition, two axes pass by: 'Traces of scattered shapes' and 'Capture of heterogeneous attributes'. There are definitely encounters with these. The first thing you see when you enter the exhibition space is a scene where pieces of wood with different shapes and textures are placed on the floor facing each other. A rough wooden board is cut into a round shape and a half-circle board is vertically stacked. On top of these shapes, dead tree branches that have been blackened and ripped by wind are placed in conjunction with the shapes. This group of precarious pieces was titled Speed Bump(2017/2021). Transparent things, leaking things, and bent solid things also protect the surrounding. Things that seem to fit together are barely balanced with things that do not fit together. On the handout provided in the space, the artist indicated the title, year, material, and size, and then wrote: “Installed in accordance with the orientation”. The sculpture, which struggles to stand still, was woven and connected to heterogeneous things of different shapes, sizes, and processing methods, and then captured in the exhibition space.

 

[October 22: Second visit]

 

Visited with P. I tried to take a close look at Speed Bump, which I had not paid much attention to before. In general, a speed bump is an object installed on the road to slow down something. The title and the placement of the sculpture were significant. There were also crystal balls placed nearby that looked spiritual and I thought this was U-like. (U and I used to share interests in the spiritual world and pseudoscience etc.)

 

Usually, moving objects in the world slow down as they rattle or shake when caught on a speed bump, but the speed bump in the space seemed insufficient to stop me. I thought I should slow down my body and walk carefully in the space. The way sculptures are leaning on each other or sticking out is pitiful to see. P, who was looking at Speed Bump, said that U’s work was ‘romantic’.

 

“What makes it so romantic?”

“Why do you think it’s not romantic?”

“I don’t know.”

“Isn’t it quite romantic that the materials are dead in different forms and they depend on each other?”

 

  If you turn your head from the Speed Bump, you will face A Bird in the Air Pump(2018). Black dots flutter in groups in the sky. If you walk a few steps in, you can see the video work being screened on a monitor attached to a black steel plate that looks like a stopped shape of the waves. This video sculpture, which seems to have frozen the waves, was titled Song of the Storm Surge. Song of the Storm Surge(2021) is a stumbling connection and record in which the artist attempts to connect the world by collecting pieces as much as she can for those who are losing stories and memories. Perhaps, for this reason, the steel support that draws a beautiful curve approaches like a monument fixed not to forget about something that has been rushed in.

 

[October 27: Third visit]

 

For the third visit, I came alone with a calm state of mind because I wanted to hold onto what I saw when I wasn't with anyone. The sunlight passing through the glass window reflects on the steel plate structure reminiscent of the waves. In Song of the Storm Surge, I thought that transparent and fragile things and crude and hard things alternately appeared. I finally understood whose story it was in the video. The running time is 18 minutes and 37 seconds, and after watching it for the third time, I was able to sew together the scattered fragments. I realized this after watching this work for one hour in my life. It was the story of Mr. Ahn who piled up the radiant salt, the story of his daughter-in-law, and the story of a person who heard it.

 

The work is divided into four chapters, and I liked the third track in particular. The title of track 3 is “Puzzle”. A camera that is half-submerged in seawater captures the world underwater. The camera shows a sea that is safe enough not to fall into the water even if you lean forward and touch the ground. When a hand digs out a stone deeply embedded in the shallow sea, the sunken sand swirls. The transparent water becomes cloudy due to the sand whirlpool, but soon the world on the screen sparkles in the sunlight that permeates. A hand that digs the bottom of the sea creates a splash but does not create any events.

 

  Through two keywords, ‘trace of scattered shapes’ and ‘capture of heterogeneous attributes’, I came to think that the artist is tracking things that have disappeared and connecting them like a puzzle. When working on a piece, listening to someone's story, visiting the places where they lived, and recording what you see and hear comes as if trying to bring something back to life by putting together the spread out puzzle pieces. A puzzle is essentially pieces of a larger whole that are divided into smaller, odd shapes so that it can be pieced and reassembled together. For that reason, a person who wants to put a puzzle together has to connect one piece to another by imagining the whole picture of the fragmented and dispersed things to complete the puzzle. In Song of the Storm Surge, I thought that the central piece that the artist is collecting through the work is the memory of her family and that countless stories and landscapes intertwined with the family depict the puzzle image. However, the texts and sounds of various textures intersecting the scenes in the work, such as stories heard, things seen and heard, riddles, hymn lyrics, and the song of Mang Kkae, make it difficult to recognize what they are trying to connect and convey at a glance.

 

  Let's make one transition here. The development of this story changes unless the fragmented things are gathered to return to their original state. It is a story about how a collection of pieces remains, rather than a failed puzzle that cannot be completed forever because the original shape cannot be recognized at once. What if the artist had started already knowing that it cannot return to the original completeness even if the pieces were gathered and connected? What if this puzzle was not made to create stories and scenes but rather to be dispersed sparsely? What if the stories were scattered so that the audience could round up the various fragmented things through the exhibition? If you read this exhibition with a guideline that ‘the intention was to scatter the fragmented pieces, not the parts to be a whole’, it is important to reflect in detail on what specific experience the work and the exhibition left me as an audience. This is quite different from reading the intention of the artist who produced the work. 

 

[November 2: Fourth visit, the last day of the exhibition]

 

I sent this note to U on October 30th and got a reply on the afternoon of November 1st. I thought it was appropriate to do so. I also wondered what U would think of the note that recorded what I saw and heard. She replied, 'The approach to the visit stands out.'

 

I slowly pondered the word ‘visit’. It is defined as going to a place or meeting someone. It seems that the three notes were read as records of visits to the exhibition to meet with the work. There was also a similar process of visiting in most of U’s video works. Some of the works in «Walking Medley» seemed like weaving together the records of U’s movements and pauses and seemingly meaningless but wishful actions. The islands she visited, the appearance of the mountains, the voices of people remained in my memory. I carefully walked around the space once again to organize my thoughts.

 

To warm myself from the cold, I ordered a cup of cinnamon tea from Cafe Kippenzi. In the light brown tea, the cinnamon powder that looked like the sand I saw in Song of the Storm Surge swirled. As I looked at the swirling things, I was glad that I briefly recorded my visits whether it was once, twice, or several times. Gathering what was experienced through the work and collecting the things the artist scattered around will be the task of this text.

 

  After seeing the exhibition, I was able to tell about the physical experience or stories of experiences of this exhibition that induced changes, rather than explaining what was told or what I saw and heard in the work. Let's look at this situation a little more in detail. When I watched the first track of Song of the Storm Surge and Walking Medley, I felt dizzy enough to feel motion sickness. When watching the black floor that has dried up and turned white with salt, when watching the fragmented tiles pass by, and when endlessly watching the artist's wet shoes climbing a snowy mountain in Walking Medley. In these scenes, I had direct difficulty watching the work. There was something unique about this motion sickness, and I came to think of it as strange in that it felt like I was attached somewhere in the artist’s body, rather than it being a proxy experience that makes you follow what the artist is seeing. The two works come as a device that leads you to access the ‘walking body of the artist’ rather than ‘they are walking somewhere’ in that they evoke the strangeness of being attached to the artist’s body for a while. 

 

  I carefully summarize that the motion sickness I felt while watching the work was a trace of a visit that came after briefly being sucked into and ‘attached’ to the artist’s body on the screen. (Or can it be said that the work, not the artist attempting to visit my body?) Other than these, I find it difficult to write down or describe what I have seen or experienced. The fact that I cannot explain these things and trying to guess and connect the reason why the artist put their mind to it constantly collided. The situation in which ‘it is not possible to accurately say what I saw clearly’ led to the ‘gathering of what I saw and heard’. Compiling and recording what has been seen and heard as a visitor is different from explaining the intention or significance of the exhibition as an advocate for the artist. Rather, it clearly reveals the situation of the visitor invited to the exhibition and the work. For me, the sense of scattered things that occurred in «Walking Medley», and putting them together to complete the puzzle remained as an entanglement of physical and sensory vis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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