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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Bonfire

2023, Single Channel Video, 18' 50", color, sound

<모닥불>은 물질로서의 몸과 불이라는 현상 사이에 위태롭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코로나 시기의 할머니의 화장터를 시작으로 당시 동시적으로 일어난 울진-삼척의 유례없는 대규모 산불 이야기를 지나, 터무니 없이 모닥불에서 불멍으로 돌아오게 되는 서사를 가진다. 미세먼지와 화장터의 연기, 그리고 미래에 날아올 백두산의 화산재를 그려보며 그저 대기(atmosphere) 아래 숨 쉬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상상했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시간을 주지 않고 밀고 들어오는 폭력적인 물과 불. 개인주의 시대에 극한의 공포 아래서만 작동하는 인간들의 기이한 동질감 같은 것들. 얼어붙을 듯 차가운 물 속과 극렬한 뜨거움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증기처럼 갇힌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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